지난 7월 25일 발표된 〈2024년 세법 개정안〉의 내용 중에서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적용 대상 자산 확대 관련 내용과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현행 소득세법에는 배우자·직계존비속으로부터 증여받은 부동산을 10년 이내 양도 시 양도차익은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한다는 부동산 이월과세 기준이 있습니다.(소득세법 제97조의2, 양도소득의 필요경비 계산 특례)

 

즉 남편에게 부동산을 증여받은 아내(배우자)가 10년 이내에 증여받은 부동산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남편의 부동산 취득가액(1억 원)을 공제해 주지만, 10년이 경과한 이후에 양도하는 경우에는 증여가액(6억 원)을 공제하여 양도소득세를 계산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이월과세 적용 대상이 되는 자산에 주식 등을 포함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여기서 주식 등이란 소득세법 제94조 ①항3호에 나와 있는 대주주 상장주식, 장외거래 주식, 비상장주식, 해외주식을 말합니다.

다만, 부동산 적용 이월과세 기간이 10년인 반면 주식 등의 이월과세 기간은 1년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하여 주식 등의 이월과세 기간을 1년으로 설정한 이유를 두 가지로 들었습니다. 첫째로는 주식 등은 부동산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였고, 둘째로는 과거 운영한 주식 장기 보유 과세특례의 장기 보유 기준 기간이 1년 또는 3년이었던 점을 감안하여 1년으로 설정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주식 등 이월과세 1년 설정 개정 취지를 보면 동일한 주식에 대한 국세청의 국민을 위한 세금 절세 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정부 보도자료를 보면 “배우자 등에게 주식 가치가 상승한 주식 등을 증여하여 양도소득세 부담을 회피하는 사례를 방지”하는 것이 이번 개정의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례로 1억 원에 취득했다가 3억 원으로 상승한 해외주식을 배우자에게 증여 후 양도하면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3,950만 원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 이 경우는 세테크를 너무나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렇다면 동일한 사례에 대해서 국세청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볼까요? 지난 5월 7일 국세청은 『2024 한 권으로 OK - 주식과 세금』이라는 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총 212쪽으로 이루어진 이 책자의 177쪽부터는 주식 양도소득세 절세 꿀팁 정보가 여러 가지 상세하게 실려 있습니다. 즉, 어떻게 하면 가치가 상승한 주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절세할 수 있는지 사례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지요.

 

위 사례에서 최초 1억 원에 취득한 해외주식이 3년이 지난 시점에 주가가 급등하여 6억 원이 되어 양도 차액 5억 원이 발생한 경우, 그대로 증여하면 양도소득세가 9,950만 원 발생하지만 이 주식을 배우자에게 먼저 증여하고 배우자가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는 0원이라고 '꿀팁'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세법 개정안 내용과 다른 점이 있습니까? 시가만 세법 개정안은 3억으로 예시하고 국세청은 6억으로 예시한 차이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 행위를 세금을 회피하는 행위라고 해석하여 개정하겠다는 생각이고, 국세청은 절세 꿀팁이라고 소개하며 적극 활용하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배우자 증여 이익소각과 관련하여 소송이 수십 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판사님들이 국세청이 발간한 이 책자를 참고했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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